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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6년만 드라마 복귀’ 윤태영 “김순옥 작가 섭외 요청, 처음엔 거절”(강심장VS)[TVis]

배우 윤태영이 ‘7인의 탈출’로 약 6년 만에 드라마에 복귀한 계기를 공개했다.윤태영은 19일 오후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강심장VS’에서 김순옥 작가의 드라마 ‘7인의 탈출’에 출연한 이유에 대해 “사실 처음엔 거절했다”고 이야기했다.윤태영은 “촬영을 9월부터 하고 있었는데 작가님이 12월에 보자고 했다. 좋은 역이니 해줬으면 좋겠다고 해서 나는 사실 땜빵인 줄 알았다. 누가 사고쳤구나 싶었다”며 “게다가 연기를 하는 것이 자신이 없어서 못하겠다고 했다”고 털어놨다.윤태영은 그러면서 “작가님이 화를 내더라. ‘한다고 할 때까지 나가지 말라’고 했다”며 캐스팅 비하인드를 공개했다.그러면서도 ‘7인의 탈출’에 출연한 이유에 대해서는 “작가님께 왜 나냐고 물었다. ‘동상이몽’을 봤는데 양복을 입고 나온 내가 강기탁 같았다면서 ‘나를 한 번만 믿어 달라’고 했다. 그 말을 듣고 승낙하곤 촬영에 돌입했다”고 이야기했다.‘강심장VS’는 취향 존중과 저격 사이, 달라도 너무 다른 극과 극 셀럽들의 ‘VS’토크쇼다. 매주 화요일 오후 10시 20분에 방송된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4.03.19 23:53
연예일반

유재석 “아이유, 양복 차림에 놀라더라”…콘서트 비하인드 (‘핑계고’)

방송인 유재석이 가수 겸 배우 아이유의 콘서트 관람 비하인드를 전했다. 유재석은 14일 유튜브 채널 ‘뜬뜬’의 ‘핑계고’에 올라온 영상에서 “아이유 콘서트에 갔는데 옆에 명수 형, 나, 세찬이가 있었다”며 “아이유가 많이 놀라더라. 우리가 진짜 양복을 입고 갔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오랜만에 응원봉을 무지 흔들고 왔다”고 전했다. 최근 열린 아이유 콘서트에서 이들이 정장을 입고 나타나 당시 화제를 모았다. 앞서 아이유가 ‘핑계고’에 출연해 유재석에게 콘서트를 초대했고, 유재석이 “아이유 콘서트에 정갈하게 가야 한다. 나는 정장을 입고 갈 것”이라고 약속한 바 있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4.03.14 23:46
연예일반

[TVis] 조세호 “예비 처가댁에 인사드렸다…너무 긴장” (‘유퀴즈’)

방송인 조세호가 예비 처가댁에 인사드렸다고 밝혔다. 조세호는6일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록’(이하 ‘유퀴즈’)에서 게스트로 출연한 배우 류승룡과 대화를 나누던 중 “저도 (예비신부 부모님께) 인사를 드렸다”며 “그 긴장감이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세호는 올 하반기 비연예인과 결혼한다. 조세호의 연인은 1991년생으로 조세호보다 9세 연하다. 비연예인 회사원이며 조세호와는 패션에 대한 관심 등을 공통분모로 가까워져 연인 사이로 발전한 것으로 알려졌다.이날 류승룡은 “저는 좀 자유로운 영혼이었다”고 말문을 열며 도인 같은 비주얼로 처가댁에 처음 인사하러 간 당시를 떠올렸다. 류승룡은 “(지금의 부인에게) 물었더니 괜찮다고 하더라”며 “그런데 장모님은 한복, 아버님은 양복, 형님들도 다 격식 있게 차려입고 계시더라”고 떠올렸다.이어 “어머님께서 저의 성실함을 좋게 봐주셨다”며 “제 웨딩 사진은 머리카락이 기른 모습인데 도저히 결혼식 때는 그렇게 못 가겠더라. 결혼식 때는 짧게 잘랐다”고 설명했다. 한편 ‘유퀴즈’는 매주 수요일 오후 8시 45분 방송된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4.03.06 23:08
연예일반

[비욘드K] ‘연인’ 이진희 의상 감독 “남궁민, 옷 입어보고 ‘연기만 잘하면 되겠네요’ 만족해”

“이제는 시각적 언어에 굉장히 익숙한 시대가 됐잖아요. 미술, 촬영, 조명 등 한국에서 시각적 언어를 다루는 분들의 수준이 굉장히 높아요. 그분들이 한국 콘텐츠를 글로벌 콘텐츠로 발돋움시키는 역할을 하고 계신 거죠.”KBS2 ‘성균관 스캔들’, ‘구르미 그린 달빛’, 영화 ‘간신’, ‘안시성’, 여기에 최근 시청률 12%를 찍으며 파트1이 종영한 MBC ‘연인’까지. 굵직한 작품에서 한복 의상 디자인을 담당한 이진희 디자이너가 최근 일간스포츠와 만났다. 한예종 연극원 무대미술과 교수이기도 한 이 디자이너는 인터뷰 당일까지도 바쁜 스케줄을 소화했지만, 다소 어려운 질문에도 꼼꼼히 답변을 이어가며 유쾌한 인터뷰 현장을 만들었다. 이 디자이너는 한복 고유의 기품은 유지하면서도 현대인들의 마음까지 사로잡는 아름다운 한복 의상으로 화제를 모았다. 지난 2020년 제56회 대종상 영화제에서는 ‘안시성’으로 의상상까지 수상했다. 이 디자이너의 의상은 K컬처 붐이 일고 있는 미국과 일본, 동남아 등 전 세계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있다. 이 디자이너는 ‘성균관 스캔들’과 ‘구르미 그린 달빛’의 한복 의상이 실제 해외에서 호응이 좋았다며 경험담을 털어놓았다.“‘성균관 스캔들’은 일본 팬들에게 반응이 좋아서 현지 호텔에서 패션쇼를 하기도 했어요. 과감한 시도를 많이 해서 그런지 이슈가 많이 됐죠. ‘구르미 그린 달빛’ 방송 이후에도 각 나라에서 다이렉트 메시지(DM)을 보내주셨어요. ‘한복 색감이 아름답다’ ‘한복을 맞춰 입고 싶다’는 요청이 국가별로 들어왔죠. 특히 ‘구르미 그린 달빛’에 출연한 박보검 배우의 해외 팬덤이 워낙 탄탄하다보니 더욱 열광적이었던 것 같아요.” 무대 미술의 한 분야 의상 디자인을 처음 시작해 이제는 전 세계에 한복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있는 이 디자이너. 단순히 입기 위한 ‘옷’을 뛰어넘어 옷이 주는 미학적 의미를 보여주고 있다. 이 디자이너는 자신이 생각하는 한복의 매력에 대해 “처음 한복을 공부했을 때는 패턴이 너무 단순하다 느꼈다”면서도 “한복이 가진 색, 선형, 소재가 굉장히 독특하고 힘이 있다”고 밝혔다.“처음 의상을 배울 때 서양복식을 먼저 배웠어요. 디테일이 복잡하고 화려한 서양복식의 특징에 매료됐죠. 그에 비해 한복은 단순하지만, 그 단순함을 유지하기 위해 불필요한 것들이 없어졌다는 게 오히려 현대적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필요한 것만 남기고 다른 것은 과감히 뺐다고 생각하니까, 한복에 대한 자부심이 생겼죠.”거대한 스케일의 영화, 동시에 16부작까지 이어지는 드라마의 경우 주조연·엑스트라의 의상까지 합하면 수천 벌이 투입된다. ‘연인’은 병자호란이 발발한 1600년대를 배경으로 하기 때문에 조선과 청나라까지 두 나라의 옷이 필요하다. 이 감독은 “‘연인’에 4000벌이 넘는 의상이 들어갔다”면서 전반적인 작업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우선 대본을 처음 받으면 극 내용을 분석해요. 이 극이 갖고 있는 힘이 무엇인지 각 신을 쪼개서 보는 거죠. 또 신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인물이 달라지기도 하고요. 그러면 저절로 구상이 되는데, ‘간신’은 왕의 욕망이 붉은색으로 느껴져서 이 작품을 다 레드로 물들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안시성’은 작품의 야생성을 질감으로 표현했고요. 디자인이 끝난 후에는 도식화를 한 뒤 제작팀과 미팅을 진행하죠. 제작이 끝나면 배우들이 직접 피팅을 하고, 촬영을 진행해요.”이 디자이너는 한복 디자이너로 유명하지만 MBC ‘하얀거탑’, KBS2 ‘드림하이’,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등 현대물에서도 의상 감독을 맡았다. 다만 이 디자이너는 현대물은 전체 의상을 담당하는 것이 아닌 특수복 위주로 디자인한다고 설명했다. 사극인 ‘연인’의 경우 백성들이 입는 옷까지 전부 직접 디자인했다고 한다. 이 디자이너는 “‘연인’의 역사 배경, 복식의 사실감을 드라마에서 구현해내고 싶었다”며 현실 고증에 가장 신경을 많이 썼다고 말했다. “흔히 사극은 궁 안의 이야기 위주인데, ‘연인’은 능군리라는 작은 마을에 사는 사람들의 삶에서 출발하잖아요. 진짜 그 시대의 디테일을 살려야겠다고 생각했죠. 실제 고증을 보면 조선시대에 실크를 안감으로 쓰고 겉감에 무명을 댔다더라고요. 또 조선 초중기에는 풍성한 옷을 많이 입었어요. 기존 사극의 핏한 의상이 아님에도 배우들이 의상을 좋아해주셨어요. 남궁민씨는 피팅을 해보시고 ‘이제 연기만 잘 하면 되겠네요’라고 만족해했고, 안은진씨도 ‘한복이 참 예뻐요’라고 칭찬해주시더라고요. 너무 감사했죠.”마지막회 시청률 12%를 돌파하며 파트1이 종영한 ‘연인’. 파트2는 오는 10월 중 방송된다. 이 디자이너는 “파트1보다 파트2에서 훨씬 더 갈등이 고조되고 긴장감이 맴돈다”며 파트2 시청을 독려했다.“내 자식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사랑받으면 행복하지만, 알아봐주지 않으면 속상하고 안타깝잖아요. ‘연인’은 많이 알아봐주셔서 너무 감사하죠. ‘성균관 스캔들’이나 ‘구르미’처럼 화려한 의상을 입을 수 있는 작품이 아님에도 의상도 함께 좋아해주셔서 감사하고요. 파트2에서는 배우들의 캐릭터 연기가 더 섬세해지는 만큼 저 또한 의상 작업에 열심히 몰두하고 있어요. 파트2를 꼭 기다려주세요.(웃음)”권혜미 기자 emily00a@edaily.co.kr 2023.09.27 05:52
연예일반

조세호 “강재준 춘천에 7층 건물→남창희 현금 50억 있어” (비보티비)

개그맨 조세호, 남창희, 강재준이 가짜 뉴스를 만들어 내 웃음을 안겼다.지난 13일 유튜브 채널 ‘비보티비’에는 ‘구라가 난무하는 세 명이 모이면?’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에는 조세호, 남창희, 강재준이 출연했다.이날 조세호는 한 명품 브랜드 수트를 입고 나왔다. 남창희가 조세호에게 “양복 오랜만에 입었네”라고 말하자, 조세호는 “오랜만에 톰 브라운 지사장님이 선물로 주셨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그러면서 “내가 너무 이 브랜드를 좋아하니까 선물로 주신 거다. 미팅이 있어서 입고 왔다”며 옷을 자랑했다.강재준은 조세호의 시계를 건들며 “이게 1억 주고 샀는데 5억으로 올랐다는 그 시계냐”고 물었다. 당황한 조세호는 “이 친구가 전형적인 급발진을 시작했다. 그런 가격의 시계가 아니다”라며 “강재준이 제일 부자”라고 역으로 공격했다. 이어 “춘천에 가면 이만한(비보 사옥) 건물이 있다”고 말했다.이에 강재준은 “맞다. 뭐 잘못됐냐. 우리 엄마가 열심히 일하셔서 이렇게 올린 건물이다. 상가도 있고 땅도 있다. 더 해봐라”라고 응수했다.두 사람의 폭로전을 지켜보던 남창희는 “없는 게 이렇게 행복하다”고 이야기했다. 그러자 조세호는 “외제차 타지 않냐. 그리고 집에 현금 50억이 있다. 후배들 놀러 가면 다발로 준다더라”라고 말해 큰 웃음을 안겼다.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2023.09.14 12:43
연예일반

나영석 “‘1박2일’ 재벌 3세 인턴 있었다…이름만 대도 아는 대기업” (채널십오야)

나영석 PD가 KBS2 ‘1박2일’ 당시 만났던 재벌 3세 인턴에 대한 이야기를 풀었다.7일 유튜브 채널 ‘채널 십오야’에는 ‘스탭입니다 김대주 작가 2편’이 공개됐다.이날 나영석 PD는 “‘1박 2일’을 하다 보면 가끔 대학생 인턴이 온다. 인턴이 들어오면 저희로서는 솔직히 귀찮은 존재다. 그때는 정식으로 인턴을 채용하는 게 아니라 아는 사람 통해서 방송국을 경험하고 싶은 사람이 들어오는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한 남자 인턴인 A씨가 들어왔다고 밝힌 나 PD는 “이 친구를 처음에는 안 좋게 봤는데 너무 잘하더라. 낙하산인데 진짜 잘했다”며 “너무 성실하고 인성도 좋았다. 그래서 우리도 조금씩 정을 주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친해지고, 당시 막내였던 김대주 작가 밑으로 붙여줬다”고 설명했다.나 PD는 A씨가 귀여워 장난을 많이 쳤다면서 “외국에 있는 좋은 대학을 다니고 있더라. 그래서 우리가 ‘너 부자냐?’, ‘느그 아버지 뭐하시노’라고 없어 보이게 장난을 쳤다. 그 친구가 ‘저희 아버지는 작은 무역회사 하신다’고 답했다”고 회상했다. 인턴 기간이 끝난 A씨에 대해 묻는 지인이 등장했다. 그는 나 PD에게 “걔 누군지 몰라?”라고 묻더니 이름만 대면 알 만한 대기업 아들이라고 소개했다. 알고보니 A씨는 ‘1박 2일’을 좋아하고, 방송 일도 좋아해 인턴으로 들어던 것. 나 PD는 “김대주 작가가 그 이야기를 듣고 얼굴이 사색이 됐다”며 김 작가가 인턴을 괴롭혔다고 몰아 웃음을 안겼다.또 나 PD는 최근 한 행사에서 A씨와 재회했다고 설명했다. 한 중년의 아저씨가 양복을 입고 와서 나 PD와 김 작가에게 “안녕하세요”라고 공손하게 인사를 했다는 것이었다. 나 PD는 A씨는 보고 너무 놀라 “‘너 여기 웬일이야’라고 했다가 너라고 해도 되나 생각했다”고 전했다.나 PD는 “10년이 넘었다. 이미 자리를 잡고 부회장인가 굉장히 높은 사람이 됐다”며 “내가 말을 놔도 되는지 모르겠다고 했더니 ‘전혀 그러실 필요 없다. 몇 번이나 연락 좀 드리고 싶었는데 기회가 없어서 안 됐다’고 했다. 이번에는 진짜 명함을 줬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권혜미 기자 emily00a@edaily.co.kr 2023.06.08 09:08
생활문화

[황교익의 Epi-Life] 봄꽃의 맛

봄꽃이 피면, 이제 저 세상 사람이 된 요리사 임지호가 생각납니다. 그때가, 한 20년 전이었나 싶습니다. 밥 다 먹고 나가려는데 그가 저는 붙잡았습니다. 차 한 잔 하고 가라고. 다탁에 앉았더니 보자기를 들고 나와 제 앞에서 풀었습니다. 보자기 안에는 한지가 곱게 접혀 있었습니다. 뭔 차를 저리 귀중하게 다루나 싶어 제 몸을 보자기 앞으로 밀었습니다. 한지를 펼치니 그 안에서 꽃잎이 몇 장 나왔습니다.임지호는 자신의 일을 칭찬받고 싶어하는 어린 아이처럼 말했습니다.“남쪽 바닷가에 갔는데, 매화가 만발했더라고요. 거기서 하룻밤을 잤지요. 해무가 깔린 새벽에 매화나무에게 가서 꽃잎을 몇 장 땄습니다. 매화는 해가 뜨면 향이 옅어지거든요. 바로 방바닥에 깔아서 말리고 한지로 싸서 보자기에 담아 왔지요.”임지호의 매화차는 저를 매화꽃이 만개한 남녘 바닷가로 데리고 갔습니다. 시공을 넘나들게 하는 음식의 매력을 그때에 제대로 느꼈습니다. 임지호의 매화차 한잔으로 저의 ‘맛있는 음식에 대한 기준’이 분명해졌고, 봄꽃이 피면 임지호를 자연스레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임지호가 갔어도 임지호가 남긴 향은 아직 남았습니다.제 고향은 마산입니다. 마산 뒷산이 무학산입니다. 돌산인데다 습한 골이 많아서 봄이면 진달래꽃이 지천으로 피었습니다. 아주 어릴 때에 형들을 따라 뒷산을 오른 적이 있는데, 그때에 진달래를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꽃을 먹다니! 얼마나 신비로웠는지 그때의 진달래꽃 향이 지금도 코끝에 남아 있습니다.진달래꽃으로 화전을 하는데, 맛있다고 느낀 적은 없습니다. 화전을 부치는 식용유가 진달래꽃의 향과 맛을 다 가져갑니다. 진달래꽃 향은 술이어야 제대로 잡을 수 있습니다. 봄날에 진달래꽃술에 대취했던 오랜 기억이 있습니다. 그날 그 자리에 함께 진달래꽃술을 마셨던 몇 분도 이제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에 가슴이 서늘해집니다. 초등학교 때 친구 따라 완월폭포로 놀러가서 아카시아꽃을 먹었습니다. 달콤하고 화사한 향이 입안에 가득 차는 경험을 했습니다. 중고 시절 제 주머니에 항상 아카시아 껌이 있었던 것은 그때의 경험을 오래 간직하고 싶었기 때문일 것입니다.라일락꽃에는 첫사랑의 맛이 난다는 것을 아시는지요. 아직 라일락꽃을 맛본 적이 없으시다고요? 첫사랑은 해보셨고요? 라일락꽃송이를 입안에 넣고 꽃대를 뽑듯이 쭉 당겨서 맛을 보세요. 첫사랑의 맛을 잊는 분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맛입니다.봄꽃의 으뜸은 벚꽃이지요. 벚나무를 얼마나 많이 심었는지 대한민국에 벚꽃 명소 아닌 곳이 없습니다. 제가 사는 일산도 벚꽃이 만만치 않게 예쁩니다.그래도 벚꽃 하면 진해이지요. 군항제 기간에는 난리가 납니다. 제가 아주 어렸을 때에도 진해에 벚꽃이 피면 난리가 났었습니다. 그때는 ‘벚꽃장’이라고 불렀습니다. 벚꽃이 피는 무렵에 열리는 난장이라는 뜻입니다. 여인네들은 화사한 한복을 입고 남정네들은 칙칙한 양복을 입고 벚나무 아래에 모여서 술 마시고 장구 치고 노래하며 놀았습니다. 제게 벚꽃장은 난생 처음의 축제였습니다. 서커스단의 곡예를 처음 본 데가 벚꽃장이었고, 솜사탕과 사이다를 처음 맛본 데가 벚꽃장이었으며, 어른들이 낮술을 마시고 춤추며 노는 모습을 처음 목격한 데도 벚꽃장이었습니다.벚꽃 아래에 모인 가족이 누구누구였는지 기억이 흐릿합니다. 네모난 찬합은 분명하게 기억합니다. 분홍의 옻칠에 꽃무늬까지 기억합니다. 찬합에 김밥이나 유부초밥이 들었을 것인데, 이도 기억이 없습니다. 솜사탕과 사이다에 영혼이 팔렸던 것이 분명합니다. 벚꽃의 맛은 제게는 솜사탕과 사이다 맛입니다.벚꽃장에서 봄바람에 흩날려 나를 스쳐지나갔던 벚꽃잎의 향은 내 몸에 선명히 남았습니다. 매년 벚꽃 아래에 서려는 것은 벚꽃장의 어린 황교익으로 돌아가고 싶어서일 것입니다. 봄꽃은 피면서 집니다. 순식간에 왔다가 순식간에 갑니다. 그래서 봄꽃을 못 보고 봄을 넘기는 해도 있습니다. 한 번의 인생에 몇 번의 봄을 즐길 수 있다고 그러는지. 2023.04.06 07:01
프로축구

‘스승’ 이정효의 ‘유니폼’ 착용→이으뜸 “감독님, 너무 큰 감동입니다”

이으뜸(34·광주FC)이 ‘스승’ 이정효 감독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정효 광주 감독은 지난 20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2023시즌 K리그1 개막 미디어데이에 유니폼 차림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광주의 홈 유니폼인 노란색 셔츠를 입고 미디어데이를 진행했다. 유니폼 상의를 뒤집어 입은 게 유독 취재진과 팬의 눈을 사로잡았다. 나머지 K리그1 11개 팀 사령탑은 모두 말끔한 양복 차림으로 미디어데이에 참석했기 때문이다. 이정효 감독은 이날 제자인 ‘이으뜸’과 그의 등번호인 ‘8’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었다. 얼마 전 크게 다친 제자의 쾌유를 빌기 위함이었다. ‘왜 유니폼을 입었느냐’는 물음에 이정효 감독은 “이으뜸이 동계 전지훈련 때 상당히 잘 준비했는데, 일주일 전에 큰 부상을 당했다. 어떤 위로의 말보다 이렇게 보여주는 게 위로가 될 것 같아서 (유니폼을 뒤집어) 입고 나왔다”고 설명했다. 광주 측면의 핵심인 이으뜸은 최근 연습 경기 도중 쇄골 쪽을 다쳤고, 15일 수술대에 올랐다. 현재는 회복에 집중하고 있다. 공식 석상에서 ‘스승’이 유니폼을 착용한 것을 본 이으뜸은 고마움을 전했다. 광주 관계자에 따르면 이으뜸은 “시즌 전 모두에게 중요한 자리인 미디어데이에서 깔끔한 정장을 입으셨다. 누구나 다 멋지게 보이고 싶어 할 텐데 한 선수를 위해 유니폼을 입고 행사를 한다는 그 자체가 너무 큰 감동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나여서가 아니라 선수단 중 누군가 안 좋은 일이 있어도 챙기셨을 분이다. 이러한 행동이 선수단 모두에게 큰 동기부여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광주의 돌풍을 이끈 이정효 감독은 목표인 승격을 이뤘지만, 늘 냉정함을 유지하려고 한다. 제자들에게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훈련 외 시간에는 선수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간다. 이으뜸은 “(이정효 감독은) 모든 선수에게 스스럼없이 먼저 다가와 주신다. 훈련장 안에선 냉정하시지만, 모든 지적 사항이 개인뿐 아니라 팀을 발전시킬 수 있는 좋은 말씀이라고 생각해서 기분 나쁜 말도 싫지 않다. 감독과 선수 관계를 떠나서 축구 선배이자 친한 형 같은 분”이라고 했다.2015년 광주에 입단한 이으뜸은 측면 수비수다. 지난 시즌 리그 30경기에 나서 2골 9도움을 기록, 광주의 K리그2 제패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안정적인 수비와 날카로운 크로스가 일품이다. 김희웅 기자 2023.02.22 06:33
프로축구

[IS 서귀포] 이정효 감독 “K리그1서도 공격 앞으로… 타협은 NO”

이정효 광주FC 감독이 K리그1에서도 공격 축구를 하겠다고 다짐했다.이정효 감독은 8일 제주 서귀포시 빠레브호텔에서 열린 2023시즌 K리그 동계 전지훈련 미디어데이에서 “K리그1에서 지킬 생각은 없다. 용기 있게 도전하려면 (답은) 공격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무모하더라도 선수들 성장을 위해서 지킬 생각은 없다”고 힘줘 말했다.지난해 이정효 감독이 이끈 광주는 K리그2에서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로테이션, 공격 전술 등이 돋보였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K리그1에서는 도전자 입장이기에 컨셉을 유지하는 게 어려울 만도 하지만, 이 감독에게 타협은 없다.이정효 감독은 “용기 있게 도전하다가 실패를 맛보면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선수들에게 ‘나는 어떻게 할 거다’라고 이야기한다. 내가 먼저 이야기하는 이유는 거짓말하는 사람이 되기 싫어서다. 선수들에게 떳떳해지고 싶다. 선수들도 잘 인지하고 공격적으로 할 것 같다”고 했다.다음은 이정효 감독과 일문일답.-올 시즌 각오.동계 훈련은 선수들과 같이 열심히 잘했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준비가 잘 안되고 있지만, 선수들이 잘 이해하고 있다. -1년 만에 광주가 K리그1에 올라왔다. 올 시즌 어떤 컨셉으로 도전할 건지.광주 시민들도 그렇고, 손쉽게 올라왔다고 생각한다. 많이 아쉽다. 팀원들의 피와 눈물, 땀으로 올라왔다. 운동장에서 열정을 다해서 선수들이 가진 전부를 뽑아내서 올라왔다. 그런 부분이 퇴색된 것이 아쉽다. 다시 한번 우리 선수들이 피, 땀, 노력으로 올라왔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다.당연히 K리그2와 K리그1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어느 팀을 맡더라도 내 색깔을 가져갈 것이다. 올해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공격적으로, K리그2에서 추구했던 방향으로 갈 것이다. 스타일은 한 골, 두 골, 세 골을 넣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이번 시즌 축구를 표현하자면.용기 있게 도전하자고 선수들에게 이야기했다. 운동장에서 우리 선수들이 용기 있게 도전할 것으로 생각한다. -훈련이 잘 안 되고 있다고 했는데, 어떤 점이 문제인가.선수들 의욕은 상당히 좋다. 컨디션도 좋다. 어려운 숙제를 많이 내줬는데,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이해를 못하는 것 같다. 내 잘못인 것 같다. 그 부분이 아쉽지만, 3주 정도 남았는데 점점 더 좋아질 것으로 생각한다.-어떤 숙제를 냈는지.항상 전술적인 이야기다. 정확한 전술 이야기는 말씀 못 드리지만, 한 팀은 공격, 한 팀은 그걸 막는 걸 연습시킨다. 입장을 바꿔 반대로도 시킨다. 그러다 보니 힘들어한다. 선수들이 적응한 것 같으면 바꾸고, 또 바꾼다. 머리를 써야 하기에 힘들어하는 것 같다.-코치 시절 남기일 제주 감독과 같이했는데, 실패 경험도 있는데.지금 돌아보면 남기일 감독님과 두 번 승격했다. 지키려고 한 것 같다. 나는 항상 상상했다. 만약 감독이 된다면, K리그2 감독을 맡으리라 생각했다. K리그1에서 지킬 생각은 없다. 용기 있게 도전하려면 공격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무모하더라도 선수들 성장을 위해서 지킬 생각은 없다. 그런 부분이 다르다고 보면 된다.-무모한 축구를 하다가 당하면 억울하지 않을까.울산하고 전북, 제주, 수원 삼성, 서울을 상대로 지키고 결과가 나쁘면 더 억울할 것 같다. 용기 있게 도전하다가 실패를 맛보면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선수들에게 ‘나는 어떻게 할 거다’라고 이야기한다. 내가 먼저 이야기하는 이유는 거짓말하는 사람이 되기 싫어서다. 선수들에게 떳떳해지고 싶다. 선수들도 잘 인지하고 공격적으로 할 것 같다.-K리그1에서도 과감한 교체를 할 것인지.다행히 내가 영입하려고 했던 선수들, 지키려고 했던 선수들을 지켰다. 현재 25명 정도를 로테이션으로 가동할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생각하는 2명이 더 들어오면 여름에 더 여유가 생길 것 같다. 다른 시도도 하고, 교체도 (과감히) 할 수 있을 것 같다.-선수단 장악은 어떻게 하는지.운동장에 2시간 정도는 다른 사람이 된다. 그 이후에는 동네 형, 아저씨처럼 농담도 많이 한다. 선수들도 운동장, 밖에 있을 때 다른 사람이라고 이야기한다. 직업 아닌가. 프로선수답게 운동장에서 할 일을 하고, 그 이후에는 그렇게 신경 쓰지 않는다. 여유롭고 자유롭게 한다. 하지만 항상 프로선수답게 행동하라고 한다. 그 안에 많은 것이 내포되어 있기에 선수들이 잘 지내고 있는 것 같다.-지난해 무시당한 느낌을 받았다고 했는데, 시선이 바뀌었는지.지난해 미디어데이 때는 무시하는 느낌이었다. 기분이 상당히 안 좋았다. 나는 무시당해도 상관없는데, 우리 선수들이 동계 때 정말 열심히 했다. 그런데 이제 초짜 감독이 맡는다고 하니 팀 자체를 무시했다. 지금은 시험대라고 이야기하더라. 강등된다고 걱정한다. 우리나라는 칭찬에 참 인색하다. 나는 우리 선수들에게 칭찬을 많이 한다. 나부터 변해야 조금이라도 변할 것으로 생각해서다. 선수들에게 잘할 땐 잘한다고 한다. 우리나라 정서에는 시기하고 내가 안 되길 바라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그래서 더 잘하려고 한다.-공격 축구를 하다가 강등 위기에 놓여도 컨셉을 안 바꿀 것인지.현실과 타협하고 싶지 않다. 광주에 어린 선수들이 많다. 나는 이 선수들을 앞으로 국가대표, 아시안게임, 올림픽에 많이 보내려면 그게 맞다고 생각한다.-타협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광주의 목표는.어제 4명의 새로운 선수들이 왔다. 미팅할 때 팀 목표를 이야기하기로 했다. 어떤 지인들이 ‘너무 무모하게 자신감 있는 것 아니냐’고 하더라. 선수들을 믿기 때문이다. 선수들이 우승하면서 성장을 많이 했다. 매일 달라지는 모습에 즐겁다. 하지만 내가 내색할 수 없어서 좋아지고 있는데도, 만족이라는 단어를 안 좋아한다. 그래서 더 다그치고 압박한다. 우리 선수들이 K리그1에서 얼마나 할지 기대된다. 본인들이 얼마나 성장했는지 몸소 느껴지게 해주고 싶은 마음뿐이다.내 목표는 우리 선수들이 국가대표에 많이 뽑히는 것이다. K리그1에서의 목표는 선수들과 공유하겠다.-이적한 김종우가 미팅 때 울었다고 하던데.종우와 나는 많이 아쉽다. 종우가 작년에 많이 힘들었지만, 올해 동계 훈련하기 전에 이야기를 많이 했다. 종우가 좋아져서 기대를 많이 했다. 변하기 시작했다. 좋은 선수라 타 구단에서 많은 이적료를 제시하고 데려가지 않았나 싶다. 종우의 빈자리가 클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광주의 숙명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선수들이 많이 성장하고 있기에 충분히 대체하고 있다. 그 선수가 잘해줄 것으로 기대한다.-좌우명으로 삼고 있는 문구가 있는지.수적천석이라는 말이 있다. 작은 노력이 큰 결실을 본다는 뜻이다. 이청득심(귀 기울여 경청하는 일은 사람의 마음을 얻는 최고의 지혜라는 말)과 음덕양보도 좋아한다. 음지에서 베풀면 돌아온다는 뜻이다. 이 세 가지를 생각하면서 선수들을 대한다.-이정효 감독만 양복을 빼입고 왔다. 남다른 각오가 있을 것 같은데.나는 계속 잘해야 한다. 아직 우리나라 정서는 서울대학교 학생은 서울대 나온 교수가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이 크지 않나. 그게 아쉽다. 능력 있는 사람이 가르치면 된다고 생각한다. 나도 마찬가지다. 나중에 내가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큰 꿈이 있다. 선수들에게도 더 큰 꿈을 가지라고 한다. 자기에게 자신이 없으면 그런 꿈을 못 꾼다. 자신 있기에 그런 꿈을 꾼다. 나도 편하게 입으면 된다. 하지만 편하다 보면 어떤 일에 있어 절대 최고가 될 수 없다. 그런 마음가짐이다.-광주가 1부에서는 안정적으로 자리잡으려면 어떤 점이 보완돼야 할까.광주 축구 자체의 문제가 아니다. 환경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훈련할 수 있는 운동장이 별로 없다. 우리는 항상 버스를 타고 이동하고, 운동장도 두 시간 정도밖에 못 쓴다. 쫓겨난 적도 있다. 이런 환경이 바뀌어야 한다. 선수들이 마음껏 운동할 수 있는 운동장이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나하나 개선된다면 광주가 K리그1에서도 자리 잡을 수 있는 밑바탕이 될 것 같다. 내가 목소리를 내려면 결과가 좋아야 한다. 많이 노력하고 있다.-선수들에게 어떤 잠재력을 확인했는지.잠재력이 있는 선수들이 있다. 그 선수들에게 디테일하게 설명해주고 시간을 더 투자한다면, 그들이 더 좋은 선수가 될 것 같다. 그 선수들이 성장하려면 당연히 연령별 대표팀, 대표팀 욕심을 내야 한다. -지난해 우승 후 팬들에게 노트북을 선물했는데, 이번에는.우리가 좋은 결과를 내면, 우리에게 해줘야 한다. 이제 내가 해줄 수 없다. 선수들도, 나도 보여줬으니 구단이나 팬분들이 해줬으면 좋겠다. 어떤 걸 해주실지는 모르겠지만, 이제 내 공약은 식상한 것 같다. 이제 반대로 우리 선수들에게 마지막 홈경기 때 선물을 준다든지, 선수들 스텝까지 50명 정도에게 팬분들이 선물해주셨으면 좋겠다.서귀포=김희웅 기자 2023.02.08 10:52
산업

JY·DB·TW 아이템…우리 회장님의 '전략적 핵인싸' 패션템을 아시나요

최근 대기업 총수가 전략적으로 자사 패션 아이템을 착용해 홍보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과거에는 '자기 회사만 챙긴다'는 비난을 우려해 자제하는 분위기였지만, 근래에는 적극적으로 인지도를 활용하는 분위기다. 'JY아이템'에 추가된 빈폴 26일 업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21일 베트남 출장길에 오르면서 비즈니스 캐주얼 정장 위에 코듀로이 재질의 짙은 회색 패딩 조끼를 입었다. 대중은 패딩 조끼 왼쪽 가슴 부분에 새겨진 알파벳 'B' 로고에 집중했다. 이 회장이 입은 옷이 어떤 브랜드인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이 조끼는 삼성물산 패션 부문(이하 삼성물산) '빈폴골프'의 '2022 F/W 남성 애쉬 코듀로이 다운 베스트'로 확인됐다. 소비자 판매가격은 43만9000원이었다.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이 회장의 출국길 사진이 공개된 뒤 각종 온라인 게시판에는 '이재용 회장이 입은 조끼가 어디 제품이냐'는 글이 속속 올라왔다. 네티즌들은 조끼 위에 새겨진 알파벳 B를 보고 '보그너' '버버리' '발망' 등의 각종 명품 브랜드명을 들기도 했다. 빈폴골프 제품이라고 알려진 뒤에는 "재벌이 입어서 당연히 브리오니 같은 명품인 줄 알았는데, 빈폴골프였다"는 댓글도 있었다. 40대 직장인 A 씨는 "보통 양복 재킷 위에 조끼류는 입지 않는데, 막상 이 회장의 착장을 보니 상당히 멋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소재도 색감도 예쁘다고 생각돼 '나도 하나 사야 하나'라는 생각에 찾아보기도 했다"고 말했다. 빈폴을 전개 중인 삼성물산은 축제 분위기다. '핵인싸(핵처럼 위력있는 사람+인싸처럼 무리와 잘 지내는 사람을 합친 신조어)'인 이 회장이 해당 제품을 입으면서 단숨에 대중의 이목을 사로잡아서다. 빈폴은 1989년 론칭한 삼성물산의 간판 브랜드다. '그녀의 자전거가 내 가슴속으로 들어왔다'는 광고 카피로 단숨에 메가 히트 브랜드로 올라서면서 외산 브랜드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제품력과 가격 경쟁력을 가졌다고 평가됐다. 빈폴은 2001년 빈폴골프로 라인업을 확장하며 소비자 외연을 확대했다. 그러나 수십 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브랜드 노후화를 피하지 못했다. 론칭 30주년이던 2019년에는 디자이너 정구호를 영입해 대대적인 브랜드 리뉴얼 작업을 벌였으나,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핵인싸' 이 회장의 힘을 다시 한번 입증한 셈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온라인 판매 분은 완판됐고, 빈폴골프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제품 문의가 폭주해 전체 재고 물량을 거의 다 소진했다"고 말했다. 모처럼 고객이 늘어난 빈폴골프는 곧바로 남성의류 판매 1위에 오른 이 제품의 예약 판매를 시작했다. 회사 측은 이 회장이 해당 제품을 구매한 사실도 몰랐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업계는 이 회장이 빈폴 의류를 나름대로 의도해 입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스포츠 브랜드를 전개하는 A 사 관계자는 "오너는 공식 석상에 나설 때 의상 하나에도 의미를 담아 신중하게 고른다. 그 자체로 메시지가 되고, 핫이슈로 떠오를 수 있어서다"며 "빈폴은 삼성물산의 '아픈 손가락'이다. 한때 최고의 브랜드였으나, 지금은 주 고객층이 50~60대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회장이 대대적인 리뉴얼 작업이나 유명 모델도 못 했던 것을 해낸 것 아닌가. 빈폴로서는 회장님의 관심에 무척 고맙고 한편으로는 부담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빈·최태원 회장의 '잇템'도 비단 이재용 회장만의 일은 아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해 10월 서울 용산구 한남동 구찌 매장을 찾았다. 당시 이 자리에 동행한 배상민 롯데 디자인경영센터장은 신 회장이 모피코트를 입고 운동화를 신은 모습의 사진을 개인 SNS에 공개해 화제가 됐다. 대중은 신 회장이 신은 운동화에 주목했다. 수백만 원대 명품 브랜드가 아닌, 친환경 브랜드 '엘에이알(LAR)'이 폐페트병으로 만든 9만7000원짜리였기 때문이다. 이 제품은 일명 '신 회장 운동화'로 입소문을 타면서 3개월 이상 기다려야 구매할 수 있을 만큼 주문이 쏟아졌다. 롯데 계열사인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자사 모바일 앱인 세븐 앱에서 페트병과 자투리 가죽을 재활용한 이 운동화를 100켤레 한정 판매하기도 했다. 신 회장의 사진 공개는 '계산된 것'이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롯데케미칼이 7개 업체와 함께 플라스틱 자원 선순환 프로젝트에 참여해 해당 운동화를 제작한 스타트업에 원재료를 공급허자, 신 회장이 간접 마케팅에 나섰다는 것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018년 '2018 글로벌 지속가능 발전포럼'에서 백팩 홍보에 나섰다. 이 백팩은 SK이노베이션이 지원하는 사회적기업 모어댄이 자동차 가죽시트 등을 활용해 만든 제품이다. 당시 최 회장은 "이 가방은 사회적기업 모어댄이 만든 것이다. 자동차가 가방이 된 것이고, 취약계층과 탈북자가 취업해서 만든 것"이라고 소개했다. 최 회장은 평소 '사회적 가치'의 중요성을 설파하며 그룹 차원에서 사회적기업을 지원해왔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78만여 명에 달하는 팔로워를 보유한 인스타그램에 자사나 계열사가 출시한 의류나 패션 소품을 자주 공개한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대기업 오너가 패션 아이템을 간접 홍보하는 일에 소극적이었다. 공인이 자기 회사만 챙긴다는 인식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며 "최근에는 인지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VIP가 입거나 홍보한 제품'이라고 알려지면서 매출도 늘고, 긍정적인 이미지도 낼 수 있어서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2.12.27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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